ㆍ김충립씨 당대표로 선출 “시대착오” 교계에서도 비판

개신교의 일부 보수성향 목회자들이
기독교 정당을 창당했다.

기독자유민주당은 2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창당대회를 열었다.

창당대회에는 시·도당 대표와 당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창당대회에서는 김충립 창당준비위원장을 당대표로 선출하고 창당 취지문과 정강·정책, 당헌과 당규를 채택했다


2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독자유민주당 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만세 삼창을 부르고 있다. | 국민일보 제공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김충립 대표는 서두에 자신을 간첩색출 업무에 종사해 국가경영 노하우가 있고 신학대학 교수로 10년간 일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 당대표로 적합하지 않지만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대한민국 정치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강력한 소신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화유공자와 진보의 탈을 쓴 종북좌파들을 국회에 다시 보내선 안된다”며 “내년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되지 않도록 신명을 다 바치자는 비장한 각오로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4·19 혁명 이후 종북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며 인혁당과 통혁당, 민청학련, 남민전 사건 등을 거론했다. 김 대표는 내년 선거까지 좌익 사건 관련자 1000여명의 명단을 작성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자유민주당은 청교도영성훈련원장인 전광훈 목사와 대전중문침례교회 장경동 담임목사가 창당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회장인 이광선 목사, 예장통합의 최병두 목사 등이 고문으로 있다.

기독자유민주당은 창당대회에서 반공극우 성향의 정강·정책을 공식화했다. ‘친북좌파를 척결하여 국가 정체성 확립’ ‘좌파정권 창출 반대 및 반국가·반사회·반기업·반언론 세력 척결’을 핵심으로 내걸었다. 스쿠크법(이슬람채권법), 동성
연애법과 함께 불교 자연보호법 저지도 포함됐다. 인터넷 아이디 실명제 도입, 강력한 법치제도 확립, 향락산업 근절 등도 정책에 들어있다.

기독교 정당 창당은 개신교 내에서도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제기되어 왔다. 실제 이날 창당대회에는 창당 작업에 관여한 일부 목회자를 제외하곤 교계 인사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창당대회 축사를 맡을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반대하는 측은 현재 기독교 정당을 추진하는 인물들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 정강·정책에 있어서의 이념편향과 시대착오로 기독교 정당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사무총장)는 “종교적 가치실현을 위해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는 것은 정치에서나 종교에서나 금도”라면서 “기독교인들의 동정심을 유발하여 비례대표라도 한 석 노려보겠다는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구 목사는 “저질발언과 극단적 행동으로 유명한 전광훈 목사, TV 목사라는 유명세를 무기로 거침없는 무리를 보이는 장경동 목사, 극우적 행보를 보여 온 김홍도 목사 등 기독당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인사들의 면면이 기독당의 함량미달 수준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임광빈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
의장)는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올바른 가치를 구현하는 것은 마땅히 종교의 의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정의와 평화, 생명살림, 우리 사회의 화해와 관용의 문제에 기초를 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기독자유민주당의 정책에 대해서 “좌파를 척결하고 특정 종교를 가진 사람을 선호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이웃을 사랑하고 세상을 위해 희생과 봉사로 자신의 도덕적 권위의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할 종교인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의 기독교 정당 운동은 2004년 총선부터 시작됐다. 2004년 조용기, 김기수, 김준곤 목사 등이 참여한 한국기독당은 17대 총선에서 1.1% 득표를 기록했다. 2008년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기독사랑실천당은 45만표를 득표해 비례대표 2석을 확보할 수 있는 2.5%의 정당득표에 5만표가 미달,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기독자유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50만표 이상을 득표해 비례대표 2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